콘크리트를 해체하는 로봇 – 자동화 기술로 건축 해체에 혁신을 가져온 스타트업 사례
건축 해체의 시대, 로봇이 현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도시 개발과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건축 해체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건축 해체는 무거운 노동력과 높은 위험을 수반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콘크리트 구조물의 해체는 중장비 의존도가 높고,
작업자의 안전사고나 미세먼지·소음 등의 환경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몇 년 사이
‘건축 해체 자동화’라는 새로운 기술 영역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콘크리트 해체 전용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시공현장에서의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으며,
노동력 절감, 안전 강화, 폐기물 분리 효율 향상이라는 효과를 통해
건설 분야 ESG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시작한 건축 해체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콘로보틱스(DECON Robotics)’의 기술과 운영 구조를 중심으로, 건축 해체 자동화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디콘로보틱스: 콘크리트 해체 자동화 기술의 국내 선도자
디콘로보틱스는 2023년 서울 마포구에 설립된 건설 기술 스타트업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해체를 위한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의 핵심 제품은 ‘D-Breaker 01’이라는 해체 전용 로봇으로,
레이저 스캐닝 기반의 구조물 분석 기능과 유압 드릴링, 분쇄, 흡입 기능을 일체화한 다기능 기계입니다.
이 로봇은 일반적인 철거 작업과는 달리,
-구조물의 두께와 재질을 실시간 분석하여
-적정 압력과 해체 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하며
-정밀한 위치에만 최소한의 힘을 가하는 방식으로 해체를 진행합니다.
이로 인해 주변 자재의 파손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자재의 회수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디콘로보틱스는 해당 로봇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연동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건축물의 기존 도면과 비교해 실제 해체 범위와 작업 계획을 자동으로 수립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 덕분에
2024년 하반기 서울 중구에 위치한 8층 규모의 노후 오피스 철거 현장에서
D-Breaker는 수작업 대비 해체 속도 1.6배 향상, 폐기물 분류 효율 35% 증가라는 성과를 기록하였고,
현장 노동자 안전사고도 ‘0건’을 달성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콘크리트를 해체하는 로봇 기술과 비용, 현실 속 한계를 넘기 위한 전략
디콘로보틱스의 기술은 분명 혁신적이지만,
초기에는 도입 비용, 현장 적용의 유연성, 규제 문제 등의 벽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소 시공사나 철거 전문 업체의 경우
고가의 로봇 장비 구매 및 운영 인력 확보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콘로보틱스는
‘장비 임대형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였습니다.
즉, 철거 업체는 D-Breaker를 구매하지 않고 일정 기간 대여하며
현장에서 로봇 기술 지원과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함께 제공받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장비 도입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해체 자동화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20여 개 중소 해체업체가 이 서비스를 이용 중입니다.
또한 디콘로보틱스는 기술 보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자체 및 공공 발주 공사에 해체 로봇 시범 적용을 제안하며,
2025년 초에는 서울시 스마트건설 시범 사업에도 선정되어
공공 공사 내 자동화 해체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 기업은
로봇 해체 작업 후 생성된 자재를 자동 분류하고 데이터화하는 ‘D-Classifier’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향후에는 건설 현장의 자재 순환성과 탄소 절감 수치까지 연결되는 ESG 리포트 발행 기능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콘크리트를 해체하는 로봇 스타트업의 역할 – 기술 혁신과 순환 건축의 접점에서
디콘로보틱스의 사례는
단순히 기술 스타트업이 건설 산업의 일부 공정을 자동화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건축 해체라는 매우 전통적이고 고위험적인 산업 분야에서,
기술 기반의 전환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소수 기업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해체를 단순한 철거가 아닌 ‘자재의 순환적 분해’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콘크리트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자재를 보호하고 추출하는 과학적 프로세스로 해체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기술적 차원을 넘어
건설 자재의 순환경제, 폐기물 저감, 탄소 절감이라는
더 넓은 지속가능성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디콘로보틱스는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해체 기반 자재 회수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는 방향성을 지니고 있는 기업입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기업들이 더 많이 등장하고,
기술과 자원의 순환이 결합된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국내 건설 산업의 ESG 전환도 훨씬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콘크리트를 해체하는 로봇 자동화 해체 기술은 건축 산업을 다시 쓰는 혁신입니다
디콘로보틱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기존에는 해체란 단지 무너뜨리고 치우는 일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기술로 제어하고, 순환을 가능하게 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건축 자재의 순환율을 높이고,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며,
불필요한 자재 낭비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해체 방식은
곧 미래 건설 산업의 표준이자 필수 조건이 될 것입니다.
현재는 아직 일부 시범사업과 특정 프로젝트에 국한되어 있는 자동화 해체 기술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건축 인허가, 해체계획서, 자재 보고 체계 등 제도 전반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 건설, ESG 건축, 공공 발주 기준 강화 등과 맞물릴 경우
해체 자동화는 ‘선택’이 아니라 ‘요구사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디콘로보틱스처럼
기술, 정책,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지속된다면,
해체라는 산업은 도시 순환경제의 핵심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건축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건축을 새롭게 구축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