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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철거된 나무가 조명이 되었습니다 – 상업공간 인테리어 자재의 새로운 생애

ej9999 2025. 7. 22. 21:16

카페 인테리어는 짧고, 자재의 생명도 짧았습니다

요즘 도시를 걷다 보면 곳곳에 독특한 인테리어를 가진 카페나 상점이 끊임없이 생기고, 또 사라집니다.
카페·상업공간 인테리어는 빠른 유행 주기와 임대 기간 단축 등으로 인해
보통 1~2년 이내에 리뉴얼되거나 폐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용되었던 각종 인테리어 자재들은 철거와 동시에 폐기물로 분류되고,
대부분은 재사용 없이 버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재들 중에는 사실상 성능에 문제가 없고, 디자인 가치도 충분히 유지되는 재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원목 선반, 철제 조명, 고재 마루, 유리 칸막이, 수입 타일 등은
새롭게 디자인만 더해지면 얼마든지 상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몇 브랜드는 이 점에 착안하여,
카페나 소형 상업공간 철거 시 나오는 자재를 회수하고
새로운 디자인 제품으로 재가공해 상품화하는 ‘업사이클 디자인 브랜드’ 전략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중 대표적인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자원이 다시 쓰이는지, 어떤 소비자를 만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 구조가 도시 순환경제에 어떤 가능성을 여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상업공간 인테리어 자재

 

철거 현장에 주목한 브랜드, ‘리브랜치(RE:BRANCH)’의 시작

‘리브랜치(RE:BRANCH)’는 서울 을지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테리어 자재 기반 업사이클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폐업 카페, 팝업스토어, 단기 상업공간에서 철거되는 자재를 수거
가공과 디자인을 더한 뒤 새로운 제품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디자이너 2인이 작은 공방 수준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월 3~5건의 인테리어 해체 현장과 계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자재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업한 북카페에서 나온 고재 원목 선반은
샌딩, 오일 마감, 금속 프레임 결합을 통해
‘레트로 사이드 테이블’로 재탄생합니다.
또한, 카페 천장에서 해체한 철제 펜던트 조명은
소켓과 전선만 교체하고, 표면을 폴리싱하여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조명으로 다시 판매됩니다.

‘리브랜치’의 특징은 단순한 중고 리폼이 아닌,
자재의 출처와 이야기를 제품 콘셉트에 포함시킨다는 점입니다.
제품 페이지에는 “홍대 카페 101에서 해체된 천장재를 활용한 조명입니다”라는 식의 설명이 붙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스토리를 가진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상업공간 인테리어 자재 수급부터 상품화까지 – 자원 순환의 비즈니스 구조

‘리브랜치’는 단순한 리폼 브랜드가 아닌,
도심형 자원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들의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해체 계약 및 자재 확보
    철거 예정인 카페나 소형 매장을 대상으로,
    철거 1~2주 전에 사전 방문을 진행하고
    활용 가능한 자재 목록을 확보합니다.
    자재는 보통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폐기물 처리 비용 일부를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수급됩니다.
  2. 1차 분류 및 보관
    확보된 자재는 서울 외곽의 공유 창고로 옮겨
    목재, 금속, 유리, 기타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후, 디자인팀이 활용 방안을 도출하고
    제품 개발로 이어질 자재를 선정합니다.
  3. 제작 및 상품화
    가공은 내부 공방에서 진행되며,
    필요 시 지역의 목공소·금속가공소와 협업하기도 합니다.
    제작된 제품은 자사 온라인몰, 편집숍, 마켓 행사 등에서 유통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자재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안에서 발생한 자재가 도시 안에서 다시 소비되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환경제의 실질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업공간 인테리어 자재 고객 반응과 브랜드 확장성 – 소비자와 공감하는 친환경

‘리브랜치’의 제품은 기능적 성능보다는
디자인적 가치와 감성적 스토리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20~40대의 가치 소비층과 강하게 연결되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철거된 와인바의 벽 타일로 만든 트레이”,
“을지로 공방 철거 후 수거한 금속으로 만든 거울 프레임” 등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하나의 스토리 콘텐츠로 소비됩니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제품보다 콘텐츠가 먼저 팔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뉴스레터를 통해 해체 현장의 모습, 자재의 전·후 비교 이미지, 제작기 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런 방식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현재는 카페 외에도
리빙 쇼룸, 전시 공간, 편집숍 등으로 자재 수급처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호텔과의 협업을 통해
객실 내 가구나 소품에 업사이클 제품을 적용하는 시범 프로젝트도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는 기업 대상 B2B 공간 연출, 전시 인테리어, 팝업스토어 시공 서비스로도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테리어 자재, 폐기물이 아니라 창작의 원재료입니다

카페나 상업 공간이 사라질 때마다
그 공간의 이야기도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재 하나하나는 여전히 형태를 유지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창작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리브랜치’와 같은 브랜드는
자재의 생애를 한 번 더 연장하는 일을 통해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도시 자원의 순환 구조를 상상하게 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나 폐기물로 끝난다고 생각한 것에 디자인을 더해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업공간 인테리어 시장은
더 빠르게 바뀌고, 더 짧은 주기로 순환될 것입니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자재들이 단순히 사라지지 않고,
도시의 또 다른 디자인, 문화,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자원순환의 진정한 실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