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방 소도시’에서 폐건축자재 회수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을까요?
최근 건축 폐기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도시 중심의 대형 해체 사업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에서의 폐자재 회수 및 재활용 문제도 중요한 환경·산업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건축 폐기물은 대체로 서울, 수도권과 같은 대규모 개발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지방의 노후 주택가, 읍·면 단위 리모델링, 농촌 빈집 정비 사업 등에서
꾸준히 폐자재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자원들이 대부분 매립이나 방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주목한 몇몇 스타트업이
최근 지방 소도시를 거점으로 건축 폐기물을 수거하고, 지역 내에서 재가공하거나 유통하는 회수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규모 설비 없이도, 작은 창고, 모바일 기반 예약 시스템, 지역 공방과의 연계만으로
자원순환 경제의 실질적 모델을 실현해가고 있으며,
‘환경적 가치’와 ‘지역 밀착형 일자리’를 동시에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보다 행정·물류 비용이 낮고, 지역 커뮤니티 연결이 상대적으로 빠르며,
자재 보관 공간 확보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폐건축자재 회수 스타트업에게는 오히려 소도시가 실험과 성장에 적합한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흐름 속에서 조용히 성장 중인 지방 거점 폐기물 회수 스타트업들의 활동을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이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지역형 자원순환 생태계의 가치를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사례 1 충남 공주에서 활동 중인 ‘리그린하우스’ – 지역 빈집 정비와 폐자재 유통의 결합
충청남도 공주시에 본사를 둔 ‘리그린하우스’는
2023년 소규모 리모델링 시공을 병행하던 1인 창업가가 시작한 자원순환 스타트업입니다.
이 스타트업은 지역 내 방치된 빈집 철거 사업에서 나오는 폐목재, 도어, 창틀, 전등, 배관재 등을
직접 수거하여, 보관·분류·세척 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리그린하우스가 단순히 자재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공방, 목수, 비영리 환경단체들과 협업해
‘공주형 재활용 가구 제작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행사는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폐자재로 책상, 수납장, 벤치 등을 제작하며,
제작된 제품은 다시 공주시의 복지기관, 작은 도서관, 경로당 등에 기부되고 있습니다.
리그린하우스는 또한 폐기물 수거 예약 앱도 운영 중입니다.
주택 소유자나 철거업체가 폐자재가 생기면
앱을 통해 사진을 등록하면, 리그린하우스 측에서 가치가 있는 자재인지 24시간 내 분석 후 회수를 결정합니다.
이처럼 ‘리그린하우스’는 단순한 수거 사업을 넘어 지역 내 자원을 선순환시키고,
공공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소득을 얻는 지속 가능한 지역형 순환경제 모델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례 2 강원도 속초의 ‘그레인서클’ – 건축자재 + 커피 찌꺼기, 이색 융합 재활용
강원도 속초에서는 2024년부터
조용한 혁신을 이어가는 폐자재 재활용 스타트업 ‘그레인서클(GrainCircle)’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폐목재와 카페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를 혼합해
가벼우면서도 내습성과 향균성을 갖춘 ‘복합 보드’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레인서클은 특히 건축 해체 현장에서 나오는 소형 목재 조각들—예를 들어 문틀, 몰딩, 장판 틀 등—을
분쇄하고, 지역 카페들에서 수거한 커피 찌꺼기와 결합한 후
압축 성형 공정을 통해 조립식 인테리어 판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판재는 소규모 숙박시설, 에어비앤비, 지역 상점 리모델링 시에 인테리어 자재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가볍고 향균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관광지 특성에 잘 맞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레인서클은 또한 자사 제품을 이용해 ‘제로웨이스트 쇼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공간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무료로 대여되며
제품 홍보와 환경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가진 수도권 기반 스타트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레인서클이 강원 속초라는 지역에서 의미 있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지역 자원+지역 쓰레기+지역 수요’를 결합한 폐자재 활용 모델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색 융합을 기반으로 폐건축자재의 쓰임새를 넓혀가는 사례는
지역 산업과 관광 자원을 연결하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축 폐기물 회수 소도시 기반 폐자재 스타트업의 의미와 앞으로의 가능성
이처럼 지방 소도시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폐건축자재 회수 스타트업들은 단순한 환경 사업체가 아닙니다.
이들은 지역 자원과 공간을 중심으로 한 순환경제의 실험자이자,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형 ESG 실천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폐기물 회수 사업이 물류비, 경쟁 강도, 인허가 구조 등에서
상당히 복잡하고 고비용 구조를 갖지만,
지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커뮤니티 연계성이 높아
작지만 강한 지역형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또한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빈집이 늘어나고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며
노후 건축물 철거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폐자재를 수거하고 재판매하거나, 지역 공공 프로젝트에 연계하는 수요 기반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 지역 순환형 일자리, 그린 리모델링과 같은 정책은
이런 스타트업에게 정책적 연계 기회와 초기 자금 확보 루트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소도시 기반 건축 폐기물 회수 스타트업은
단기 수익 모델보다는 지속가능한 도시 운영 모델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실현하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지역형 순환자재 생태계는 건축 자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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