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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지만 쌓인다 – 소규모 리모델링에서 남는 자재,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7. 20. 15:12

    소규모 리모델링에서도 폐자재가 문제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신축 대신 기존 건물의 구조를 유지한 채 내부를 바꾸는 방식은
    환경적 측면뿐 아니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상업 공간의 유행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20평 내외 소형 공간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리모델링’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소량으로 발생하는 건축 폐자재의 처리 문제입니다.

     

    소규모 리모델링


    샤시 한 쌍, 타일 몇 박스, 절단된 목재, 남은 몰딩과 페인트 통 등은
    양이 많지 않더라도 계속 쌓이면 도시 전체의 환경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잠재적 쓰레기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자재가 너무 적어서 처리 대상이 되지 않거나,
    너무 불규칙해서 재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스타트업은 이런 ‘작은 문제’를 놓치지 않고
    소규모 리모델링 후 발생하는 잔여 자재를 수거·가공·재유 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구조와 스타트업들의 대응 방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소규모 리모델링에서 발생하는 잔여 자재의 특성

    소규모 리모델링은 보통 인테리어 전문 업체나 1~2인 규모의 공사업체에 의해 진행됩니다.
    공사의 범위는 보통 도배, 바닥재 교체, 몰딩 교체, 조명 설치, 일부 목공 작업 등으로 제한적이지만,
    공사 과정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자재들이 소비되고 남게 됩니다.

    이때 남는 자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 신품이지만 남는 자재입니다.
    예를 들어, 타일을 2박스 시공했지만 3박스를 구매해 1박스가 남는 경우입니다.
    둘째, 절단·가공된 후 버려지는 자재입니다.
    몰딩이나 목재, 샤시 부속품 등은 규격에 맞추기 위해 절단하고,
    나머지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해체된 자재입니다.
    기존 바닥재, 싱크대, 조명기구 등은 철거 후 대부분 폐기되며,
    상태가 양호하더라도 재사용 시스템이 부족해 쓰레기로 처리됩니다.

    이러한 자재들은 보통 공사 업체가 한꺼번에 수거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에 맡기거나, 일반 쓰레기처럼 불법 투기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 모든 자재가 실제로는 재사용·재판매가 가능한 상태인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소규모 리모델링 스타트업들의 대응 – 남는 자재, 유통 구조를 만들다

    이런 문제에 주목한 일부 스타트업은
    소규모 잔여 자재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터재(MeterJae)’와 ‘리폼존(ReformZone)’이 있으며,
    이들은 남은 자재를 버리지 않고 다시 상품화하거나,
    지역 기반 소형 건축사무소와 연계하여 B2B 또는 B2C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터재는 공사 후 남은 타일·조명·몰딩·수전 등의 소량 자재를 수거하여
    검수 후 온라인 쇼핑몰에 재등록
    합니다.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재료가 필요한 공방, 카페 인테리어, 소형 리노베이션 작업장에 공급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리폼존은 목공 및 도장 가공시설을 보유하여 해체된 목재, 문짝, 몰딩 등을 세척·절단·리폼하여
    조경용 목재, 가구 부품, 디자인 소품 등으로 전환하는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들 스타트업은 단순한 자재 거래를 넘어서
    자재 상태 인증, 안전성 기준, 활용 사례 콘텐츠 제공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정보 구조도 함께 설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재에 부착된 QR코드로
    해당 자재가 어디에서 어떤 작업에 사용되었고, 어떤 관리 상태였는지 추적 가능하게 함으로써,
    작은 자재에도 ‘이력’이라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리모델링 유통을 넘어서는 과제 – 표준화, 보관, 정책 연계의 한계

    물론 이러한 스타트업 모델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구조적 과제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는 자재의 규격과 품질 표준화 문제입니다.
    소규모 현장에서 남은 자재는 상태가 제각각이며,
    같은 제품군이라도 로트나 색상이 다르면 재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보관과 물류 문제입니다.
    남는 자재는 보통 부피가 크고 모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포장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배송비가 제품 가격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발생해
    소규모 유통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정책과의 연계 부족입니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에서 남는 자재의 회수나 재사용은
    공적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약 지자체에서 리모델링 보조금 조건으로
    ‘자재 회수 및 보고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스타트업들은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재 분류 기준의 간소화, 물류센터 공유 시스템, 공공기관과의 협력 플랫폼 구축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할 시점입니다.

     

    소규모 리모델링 작은 자재도 순환하면 자원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대형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자재에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작고 분산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자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소규모 리모델링은 그 수는 많고, 발생 주기는 짧으며,
    결국 그 총량은 무시할 수 없는 환경적 영향을 초래하게 됩니다.

    스타트업들은 이 사각지대에서 가치를 찾고 있습니다.
    남은 자재를 수거하고, 분류하고, 인증하고, 다시 시장에 공급하는 과정은
    디지털 기술과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결합되어야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자원순환 기반 유통 시장을 형성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공공기관, 소비자, 인테리어 업계 모두가
    이러한 순환 구조에 관심을 갖고 협력한다면,
    소규모 공사에서 나오는 자재들도 ‘도시의 자산’으로 다시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도시와 지역 경제를 동시에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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