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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아파트 해체 이후, 건축 폐기물은 어디로 가는가 – 지역 순환 자재 구조 분석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7. 20. 09:03
노후 아파트 해체의 시대, 폐기물은 새로운 자원이 됩니다
최근 대한민국 곳곳에서 노후 아파트 단지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1980~1990년대에 대량 공급된 5층짜리 저층 아파트들의 수명이 도래하면서,
이제는 해체가 불가피한 주거단지가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재건축 과정은 단순히 새 건물을 짓는 일에 그치지 않고,
기존 건축물의 철거와 대량의 폐기물 발생이라는 중대한 환경 문제를 함께 수반하게 됩니다.노후 아파트를 해체할 때 발생하는 건축 폐기물은
콘크리트, 철근, 몰탈, 유리창, 목재, 배관, 타일 등 수십 가지 자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자재들 대부분은 아직 일정 수준 이상의 구조적 성능이나 재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 자원들을 대부분 폐기물로 분류하여
매립하거나 단순 파쇄 처리하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최근 들어 일부 지자체와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해체 현장에서 나오는 건축 폐기물을 지역 내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하는 실험적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노후 아파트 해체 시 발생하는 폐기물의 종류, 처리 흐름, 지역 재사용 구조의 현실과 가능성,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의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노후 아파트 해체 시 발생하는 주요 자재 유형과 처리 구조
노후 아파트를 해체할 경우, 단일 건물 기준으로 수백 톤에서 많게는 수천 톤에 이르는 폐기물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들 자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골조 자재: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해체 시 나오는 콘크리트 파편, 철근, 기초 몰탈 등
- 마감 자재: 타일, 석고보드, 합판, 도장 마감재
- 창호 및 유리 자재: 이중 유리창, 알루미늄 프레임, 샤시
- 설비 자재: 배관, 전선, 스위치, 분전반 등 전기·기계 설비
- 내부 비구조 자재: 문틀, 문짝, 붙박이장, 몰딩, 장판, 조명 기기 등
이 중 골조 자재는 대부분 현장에서 파쇄 처리 후 도로용 성토재 또는 순환 골재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철근은 스크랩 형태로 금속 재활용 업체로 넘어가는 구조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마감 자재, 창호, 설비, 비구조 자재는 여전히 혼합폐기물로 분류되며, 선별 회수 없이 일괄 폐기되는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해체 시점에 앞서 자재별 분리·회수 작업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스타트업은 현장 내에서 자재를 선별하고 지역 내 중소 건설 현장에 재공급하는 ‘자재 순환 유통’ 실험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지역 내 재사용 구조의 핵심: 해체-회수-재공급의 연결 고리
노후 아파트 해체 현장에서 나온 자재를 지역 내에서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수와 재공급을 연결하는 중간 플랫폼’의 존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제로필드(ZeroField)’와 ‘리유즈허브(ReuseHub)’ 등이 있습니다.이들 기업은 자재가 버려지기 전에 해체업체와 협력해
자재별 상태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회수 가능한 자재를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샤시 프레임은 보온 성능이 유지되는 경우
리폼 후 지역 소규모 건축 프로젝트나 컨테이너 주택 업체에 납품되고,
목재 문짝과 몰딩은 가공 과정을 거쳐 카페나 편집숍 인테리어에 재사용됩니다.이때 회수 자재의 정보를
-소재 종류
-최초 설치 시점
-해체 시기
-보존 상태
-수명 추정치
등으로 데이터화하여 QR 코드로 등록하고,
이를 지역 내 수요자(건축사무소, 목공소, 인테리어 업체 등)에게 온라인으로 연계합니다.
즉, 지역에서 해체된 자재가 지역에서 다시 사용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순환 구조를 설계하는 것입니다.해당 구조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서
자재 운송 거리 단축 → 탄소 배출 절감 →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효과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제도적 과제와 기술적 한계 – 더 많은 순환을 위한 조건
노후 아파트 해체 자재의 지역 재사용은 아직까지도 몇 가지 현실적인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법적·제도적 한계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해체공사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일괄 폐기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자재 회수에 대한 법적 의무나 유인책이 미비한 상황입니다.두 번째는 품질에 대한 신뢰 부족입니다.
해체 자재는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중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시공사는 이를 사용했을 때의 하자 발생 우려 때문에 선뜻 도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세 번째는 운영 비용과 인력 문제입니다.
자재 회수-선별-보관-배송까지의 모든 단계를 스타트업이나 민간 단체가 감당하기에는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며,
이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해체 자재 사전 조사 지원
-회수 자재에 대한 공공 인증 제도 도입
-지역 자재 재사용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또는 세제 감면
등의 다각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해체는 끝이 아니라, 자원의 순환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노후 아파트의 해체는 도시의 재탄생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자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 도시가 지속가능한 순환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나게 됩니다.이제는 자재를 ‘버리는’ 방식에서
‘어디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시대입니다.
지역 내 재사용 구조는 단순한 친환경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탄소중립 달성, 일자리 창출, 건축 문화 다양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구조입니다.스타트업은 이러한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 기반 플랫폼, 유통 시스템, 자재 데이터화 기술 등을 통해
해체-회수-재사용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으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재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결론적으로, 노후 아파트 해체는 더 이상 ‘폐기물 발생’의 출발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원의 재탄생, 지역의 재활용,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여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과 기업이 이 구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식이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건축폐기물리사이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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