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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 자재도 보증이 된다면? 자재 이력 기반 보험 시스템을 제안한 순환건축 스타트업의 도전
    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7. 19. 09:34

    순환 건축 자재, 믿을 수 있나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건축 현장에서 구조물은 해체되고, 다양한 자재가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재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재사용 가능한 상태이지만,
    문제는 “이 자재가 정말 안전한가?”에 대한 소비자와 시공자의 신뢰입니다.
    특히 구조물에 직접 사용하는 목재, 금속, 배관 자재 등의 경우
    품질 검증이나 보증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재사용 자재 유통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바로 이 문제에 착안하여, 최근 한 국내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은 건축 자재의 '이력 추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보험 및 보증 서비스를 연계하는 사업모델을 제안하며
    기존 업사이클링·순환건축 산업이 갖고 있던 신뢰의 장벽을 넘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순환건축과 인슈어테크를 결합한 스타트업 ‘트러스트빌드(TrustBuild)’의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자재 이력 정보가 신뢰성과 연결되고,
    이 신뢰가 다시 자재 유통의 활로를 여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순환건축

     

     

    순환건축 트러스트빌드의 사업모델과 기술 구조

    트러스트빌드는 2024년 창업된 스타트업으로,
    "모든 자재는 이력이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건축 자재의 사용 이력과 성능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보험·보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핵심 시스템은 ‘T-Track’이라는 자재 이력 관리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은 해체 현장에서 회수된 자재의 생산 연도, 최초 사용 건축물 정보, 해체 시점, 보존 상태, 육안·기계 검사 기록 등을 QR 기반으로 저장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재의 사용 등급(A~D), 예상 수명, 환경 영향 지수를 자동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공사에게는 재사용 자재에 대한 신뢰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자재 품질 보증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과 연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트러스트빌드는 국내 손해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해 보험 인수 구조를 현실화하고 있으며,
    현재는 소형 구조물 및 상업 인테리어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와 같은 기술적 접근은
    순환자재가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자산으로서 인정받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순환건축 이력 수집부터 보증 발급까지의 흐름

    트러스트빌드의 서비스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재 이력 수집 단계입니다.
    해체 현장에서 전문 검사원 또는 연계 해체 업체가 자재를 수거할 때
    모든 자재에 고유 QR코드 또는 RFID 태그를 부착하고,
    기본 정보(용도, 재질, 연식, 파손 여부 등)를 플랫폼에 입력합니다.

    두 번째는 자재 인증 평가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재의 상태를 점검하고,
    간단한 물리적 테스트(하중 테스트, 강도 측정 등) 결과를 업로드하여
    자재별로 품질 등급을 설정합니다.
    이 데이터는 자동으로 T-Track 플랫폼과 연동됩니다.

    세 번째는 보증 옵션 제시 단계입니다.
    시공사나 소비자는 해당 자재의 정보를 확인하고,
    원할 경우 3개월, 6개월, 1년 보증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여 보험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보증 범위는 자재 파손 시 복구 비용, 대체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사후 관리 및 사고 처리 단계입니다.
    자재를 사용한 이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증 내용을 기반으로 수리 혹은 대체 자재 제공을 받을 수 있으며,
    자재의 상태는 계속해서 트래킹 되어 다음 재사용 시점까지 데이터가 누적됩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기존 순환자재 유통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신뢰 기반 순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순환건축 시장 반응과 기대 효과 – 순환자재의 신뢰도 변화

    트러스트빌드의 모델은 출시 초기부터 건축·인테리어 업계에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인테리어 설계사무소, 로컬 공방, 카페 운영자 등은
    디자인 감성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상황에서
    "보증 가능한 자재"라는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기준,
    트러스트빌드가 보증을 적용한 순환 자재는 약 1,200건에 달하며,
    그 중 재사용 목재 자재의 파손율은 1% 미만으로 기록되어
    기술적 신뢰도와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이 자재는 어떤 건축물에서, 어떤 용도로, 몇 년 사용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점에서
    스토리텔링 요소를 통한 심리적 신뢰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보험 상품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건축 자재의 거래 구조 자체에 투명성과 데이터 기반 판단을 도입함으로써,
    앞으로는 공공조달, ESG 공사, 사회주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순환 건축의 미래, ‘데이터와 보증’이 책임을 완성합니다

    지금까지 자재의 재사용은
    ‘환경을 위한 선택’이자 ‘비용 절감을 위한 절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트러스트빌드의 사례는 그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순환자재도 ‘이력과 보증’을 갖춘 신뢰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재의 이력을 추적하고, 품질을 분석하며,
    그 정보에 따라 적절한 보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접근은
    자재 유통을 ‘기술산업화’하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더 정교해지고,
    제도적 연계가 강화된다면
    폐자재 시장은 단순한 재활용의 개념을 넘어서
    ‘데이터 기반 자재 자산화 시장’으로 진화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술로 신뢰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이 있을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고민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자재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재의 이력을 기록하고, 책임을 부여하며,
    미래를 향한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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