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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에 불을 밝히다: 리사이클 유리로 조명 제품을 만든 창업팀의 이야기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6. 29. 06:18
버려진 유리가 공간을 밝히기까지, 감성과 기술이 만났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유리를 참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창문, 유리병, 유리컵, 거울 등 유리는 투명함과 단단함이라는 특성 덕분에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지만,
막상 이 유리가 깨지거나 오래되어 버려지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특히 건축 현장에서 철거된 유리는 크기나 상태가 불규칙하고,
페인트, 실리콘, 금속 부속물이 섞여 있어 일반적인 재활용 공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대부분은 파쇄되어 도로 포장용 골재나 절연재의 충전물 정도로만 쓰이게 되며,
그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환경 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 청년 창업팀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버려진 유리의 ‘재활용 가능성’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간의 흔적과 감정까지 제품화하겠다는 철학으로
리사이클 유리를 활용한 조명 디자인 브랜드를 창업했습니다.이 글에서는 해당 창업팀이 어떤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조명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는지,
그리고 그들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까지,
기술과 감성이 만난 친환경 창업의 전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창업 배경과 리사이클 유리 조명에 담긴 철학
해당 창업팀은 총 4명의 청년 디자이너와 제품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팀의 대표는 원래 건축 설계를 전공했으며,
건축 현장에서 해체된 유리창이 트럭에 실려 소각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유리가 꼭 쓰레기가 되어야만 하나?”라는 질문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이후 그는 중고 자재 창고, 해체 현장, 고철 야적장 등을 돌며
다양한 종류의 폐유리 수거를 시도하게 되었고,
디자이너 친구들과 함께 실험적으로 작은 유리조명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그들은 단순히 폐유리를 가공하여 조명을 만든 것이 아니라,
유리 본연의 결함을 그대로 살려 디자인 요소로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금이 간 자국, 기포, 표면의 흐림 등이 단점이 아니라 ‘오직 하나뿐인 무늬’로 승화되었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단순한 조명 이상의 스토리와 정서를 구매하게 됩니다.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버려진 유리를 닦고 다듬는 과정에서, 그 유리 안에 담긴 시간을 발견했습니다.
조명이 켜지는 순간, 그 시간들이 다시 빛나는 느낌이 들었죠.”이 철학은 제품 이름과 포장 방식, 설명 카드 하나하나에 반영되어 있으며,
조명을 받는 소비자는 유리의 출처, 가공 방식, 디자인 의도를
마치 작은 작품 설명서를 보듯 함께 받아보게 됩니다.리사이클 유리 제품 제작 과정과 유통 전략, 실제 반응
이 창업팀은 폐유리를 수거한 뒤,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조명 제품으로 완성하고 있습니다.수거 및 1차 정제
유리는 주로 해체 현장, 가정용 폐기물센터, 카페 리뉴얼 작업장에서 수거됩니다.
이후 고온 스팀 세척, 금속 부속물 분리, 절단 작업을 진행합니다.디자인 설계 및 조립
유리 파편은 조명갓, 디퓨저, 램프 커버로 활용되며,
형태에 따라 커팅, 연마, 열성형 과정을 거칩니다.
손잡이나 프레임은 폐철제 혹은 FSC 인증 목재로 구성되어
제품 전체가 친환경적으로 설계됩니다.품질 검사 및 안전성 테스트
조명 제품이기 때문에 열 분산, 내열성, 전기 안전성 테스트가 중요합니다.
이 팀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인증을 획득하여
가정용 조명으로의 안전성 기준도 충족시켰습니다.브랜딩 및 유통
‘ReLight’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론칭한 이 팀은
공식 온라인 스토어, 디자인 편집숍,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특히 SNS에서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MZ세대의 주목을 받았으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첫 제품 시리즈를 출시해 1,000% 이상 펀딩 성공을 기록했습니다.시장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고객들은 단지 조명이 예쁘기 때문이 아니라,
“버려진 자원이 다시 우리 집을 밝혀주는 가치”에 감동하며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후기 중 일부는 “매일 밤 조명을 켜며 유리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는 메시지도 있었습니다.리사이클 유리 친환경 디자인 제품의 확장 가능성과 제도적 과제
이 창업팀은 단순한 제품 제조에 그치지 않고,
‘폐유리를 활용한 디자인 솔루션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는 조명 제품이 중심이지만, 향후에는 테이블웨어, 미디어아트 오브제, 인테리어 월 패널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또한 이들은 국내 폐유리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협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연계해 철거 예정 건물의 유리를 사전 분리 수거하고,
지역 내 업사이클 센터와 협력하여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계획도 검토 중입니다.다만, 창업팀은 아직 넘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폐유리의 품질 관리 표준 부재
지금까지는 각 유리마다 성분이 달라 열변형, 충격 강도, 투광율 등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이
양산화에 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산업폐기물 관련 법적 제한
폐유리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산업폐기물'로 분류되어
가공 및 운송, 보관 절차에 복잡한 제약이 따릅니다.고객 교육과 시장 인식 부족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재활용 제품 = 낮은 품질'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브랜딩을 통해 가치와 품질을 동시에 설득하는 작업이 꾸준히 필요합니다.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창업팀은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체 실험실 구축을 통해 유리별 물성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고,
친환경 디자인 대학과 연계한 산학 공동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앞으로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판매 성공이 아닙니다.
“유리는 깨져도 다시 빛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는 것”,
그것이 이들의 진짜 목표라고 말합니다.'건축폐기물리사이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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