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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벽돌로 다시 쌓은 공간: 재활용 벽체 기술과 국내 실제 적용
    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6. 28. 08:53

    버려진 벽돌이 다시 벽이 되기까지

    철거된 건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폐기물은 붉은색 벽돌입니다.

     

    폐벽돌 재활용 벽


    건물 외벽, 담장, 인테리어 마감재로 수십 년간 쓰였던 벽돌들은
    재개발과 해체가 반복되는 도시에서 매일같이 폐기됩니다.
    벽돌은 소중한 자산이었지만, 철거 후에는 무겁고 처리가 까다로운 폐기물로 취급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건축 및 디자인 업계에서는
    이 버려진 벽돌들을 다시 벽체의 재료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탄소배출 저감, 자원순환형 건축, 제로웨이스트 설계 등이 강조되면서
    ‘재활용 벽돌벽체’는 하나의 기술적 시도이자 환경적 선택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폐벽돌을 벽체 자재로 다시 사용하는 기술 구조를 상세히 설명하고,
    국내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건축 실현 가능성과 사회적 의미를 함께 분석해 보았습니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서 재구성의 건축적 미학,
    그리고 환경적·사회적 효과까지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폐벽돌 재활용 벽체의 기술 구조와 시공 방식

    폐벽돌을 건축 벽체에 다시 사용하는 기술은
    단순히 벽돌을 모아다 쌓는 수준이 아닙니다.
    벽돌은 철거 시 파손 위험이 높고,
    모서리가 깨져 있거나 내부 균열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사용을 위한 선별, 정제, 가공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거 및 분류 단계
    철거 현장에서 수거된 벽돌은 크기, 손상 정도, 종류에 따라
    1차 선별 작업을 거칩니다.
    흙벽돌, 시멘트벽돌, 점토벽돌 등 각각의 재질에 따라
    재활용 적합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분류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척 및 표면 처리
    기존 몰탈이나 이물질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압 세척, 기계 브러싱, 가벼운 절단 등의 방식으로 표면을 정리합니다.
    일부 업체는 드럼 회전 세척기를 사용해 다량의 벽돌을 빠르게 처리합니다.

     

    보강 처리 및 내구성 강화
    깨진 부분이 있는 벽돌은 에폭시 수지나 친환경 보수제로 보강하거나
    시멘트 혼합재를 채워 강도를 유지합니다.
    실제 시공 시에는 재사용 벽돌 전용 몰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적층 방식의 다양화
    기존의 획일적인 방식이 아닌, 폐벽돌 특유의 크기나 색 차이를 고려한

    비정형 디자인 시공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오히려 디자인적 가치와 질감의 다양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최근에는 이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시도도 늘고 있다.
    국내 일부 업체는 벽돌 크기별 자동 스캐닝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한 패턴 설계를 지원하고,
    AI 기반 적층 알고리즘을 통해 디지털 시공 시뮬레이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폐벽돌 재활용 실제 공간에 쌓인 벽돌의 두 번째 삶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한 지역 커뮤니티센터
    2023년 리모델링 과정에서 철거된 구청사의 외벽 벽돌 5000장을 수거해
    건물 내부의 포토존 벽면으로 재사용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 스튜디오는
    벽돌 하나하나에 구청 시절의 연도와 위치를 각인하여
    방문자에게 기억과 공간이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전북 전주시의 도시재생 사업입니다.
    전주시는 구도심 철거 예정 건물 3곳에서 나온 벽돌 1만 2000장을 수거해
    도시재생 홍보관과 마을 공유부엌의 외벽으로 재시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청년 목수팀과 건축학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지역 기반 순환형 건축 실험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경기 광주시의 한 친환경 전원주택은
    건축주가 직접 폐벽돌을 수집하여 외부 테라스와 벽난로 주변 마감재로 활용한 경우입니다.
    해당 주택은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자연 친화형 설계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몇몇 카페나 공방에서는
    인근 철거현장에서 나온 벽돌을 재활용하여 인테리어 포인트 벽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소규모지만, 이 흐름은 점차 도시 전체의 건축순환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폐벽돌 재활용 제도적 과제와 미래 확장성: 벽돌, 환경, 사람을 잇는 건축의 가능성

    폐벽돌을 재활용하는 기술과 디자인적 접근은 이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장벽과 시장의 인식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표준 규격 부재
    재활용 벽돌은 크기, 강도, 내구성에서 일정하지 않아
    KS인증이나 건축물 자재 승인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폐벽돌 전용 인증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건축법상 사용 제한
    현행 건축법은 재활용 자재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구조체에 사용 시 별도의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설계자와 시공자의 부담이 커집니다.

     

    재정 지원 부족
    벽돌 재활용 시공은 인건비와 물류비가 높습니다.
    중소 업체나 지역 단체가 이를 활용하려 해도
    예산이나 기술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벽돌은 단순한 자재가 아닌, ‘기억을 담는 건축’의 대표적 재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자체 단위에서 “철거 → 수거 → 세척 → 보관 → 재시공”의 벽돌 순환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움직임도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도시 재생, 마을 건축,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강력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건축 설계사무소와 디자이너 간 협업 확대

    공공기관의 자재 순환 플랫폼 구축

    문화재 주변 건축물에의 적용 → 지역 스토리텔링 연계

     

    폐벽돌은 단지 오래된 자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삶이 있었던 공간의 잔재이며,
    그 삶이 다시 건축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회로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순환 건축이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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