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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폐기물리사이클

건축 쓰레기를 줄이는 국내 스타트업의 친환경 아이디어

건축 쓰레기, 이제는 해결 가능한 문제입니다

건축현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오랜 시간 동안 '어쩔 수 없는 부산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콘크리트 조각, 철근, 유리창, 단열재, 석고보드, 폐합판 등은
철거와 시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한 번 생긴 후에는 대부분 매립, 소각, 불법 투기의 과정을 거쳐 사라졌습니다.

 

건축 쓰레기를 줄이는 국내 스타트업

 

하지만 2025년 현재, 이런 관행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건축 폐기물은 연간 9천만 톤을 넘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이 전문가들에 의해 반복해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건물을 짓고 허물던 시대에서 벗어나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고려하며, 순환하는 건축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는
건축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들의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친환경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건설사와는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기술, 디자인, 유통, 커뮤니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 순환과 폐기물 감축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건축 쓰레기를 줄이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친환경 아이디어와 실행 방식,
그리고 이들이 제안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건축 모델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폐기물 발생을 '설계 단계'에서 줄이는 아이디어

건축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건물을 짓기도 전에, 즉 설계 단계에서부터 폐기물 발생을 줄이도록 계획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서울에 본사를 둔 ‘제로플랜(ZeroPlan)’이 있습니다.

제로플랜은 디지털 설계 소프트웨어와 자재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하여
건축가와 시공사가 설계 단계에서 자재 낭비를 최소화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폐기물 발생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각 자재가 어느 부분에서 남게 되는지, 잘려 나가게 되는지를 시각화하며,
사전에 재단 방식과 모듈화를 조정하여 쓰레기 발생률을 평균 30%까지 줄일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건축 현장에서 합판을 잘라 사용하는 경우
남는 조각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버려지는데,
제로플랜은 그 조각을 다음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 배치하는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로플랜은 ‘자재 잔재 유통 연계 플랫폼’도 개발 중입니다.
이 플랫폼은 설계 과정에서 남게 될 자재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가까운 지역의 다른 현장에 연계하여 현장 간 잔재를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건축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는
단지 철거 이후의 처리가 아닌,
설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소규모 리모델링 업체, 인테리어 디자이너, 1인 건축사무소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철거 자재를 자원으로 되살리는 업사이클 기술들

건축 쓰레기를 줄이는 두 번째 방식은
이미 발생한 폐기물을 그냥 버리는 대신, 새로운 제품이나 건축 자재로 되살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흔히 ‘업사이클링’이라 불리며,
최근 몇 년 사이 건축 분야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는 ‘빌드앤리유즈(Build & Reuse)’입니다.
이 회사는 서울 지역의 철거 현장에서 나오는 유리창, 문틀, 철재 프레임 등을
직접 수거하고, 분해하고, 손질한 후,
지역 인테리어 업체나 공공기관에 다시 판매하는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빌드앤리유즈의 핵심 아이디어는
“재사용에 적합한 자재를 고르고,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폐자재에 QR코드를 부착하여
해당 자재가 어느 건물에서 나왔는지, 어떤 조건에서 사용됐는지, 몇 번 재사용되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하였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니프레임(Uniframe)’이라는 스타트업은
폐콘크리트 블록과 석재를 분쇄하여
다시 조립 가능한 블록 형태의 친환경 자재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제품은 공공 보도, 건물 외장, 도시 가드닝 공간 등에 적용되며,
건축 폐기물의 부피를 70% 이상 줄이고
탄소배출량도 기존 시멘트 블록 대비 약 50% 저감하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건축 쓰레기를 새로운 자원으로 바꾸는 스타트업의 활동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서,
건축 산업 전반의 소비 방식을 바꾸고, 디자인 철학에 생태적 관점을 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시스템과 사람을 연결하는 순환 건축 플랫폼들

세 번째로 주목할 만한 친환경 아이디어는
‘시스템과 사람을 연결하는 순환건축 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기술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영역에서,
디지털 서비스와 커뮤니티 네트워크를 통해 자재 흐름을 바꾸는 구조를 설계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바웃서큘러(AboutCircular)’라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철거가 예정된 건물 정보를 사전에 확보한 뒤,
디자이너, 소상공인, 공방, 비영리단체 등 자재를 활용할 수 있는 수요자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거 예정인 초등학교에서 나오는 목재 바닥재는
지역 커뮤니티센터의 벽재나 가구 자재로 재활용되고,
철거된 병원 유리창은 지역 갤러리의 조명 아트워크로 업사이클링됩니다.

어바웃서큘러는 단순한 유통이 아닌,
‘이 자재가 누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스토리텔링 기반 재사용 구조를 설계합니다.
이를 통해 자재의 잔존 가치를 넘어
감성적, 사회적 가치까지도 재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플랫폼은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순환건축 인증 시스템, 시범공사 참여 프로그램, 폐자재 이력 추적기반 ESG 평가 도구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은 향후 법제화와 공공 조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건축 쓰레기를 줄이는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는
기술, 제품, 플랫폼을 넘어
사람과 자원, 시스템을 연결하는 하나의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설계하는 핵심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