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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건축, 현실이 되다 –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국내 스타트업 사례 분석건축폐기물리사이클 2025. 7. 3. 23:40
건축도 이제 ‘쓰레기 없는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지금까지 건축 산업은 ‘자원 소비’와 ‘폐기물 발생’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성장해왔습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는 대량의 시멘트, 목재, 철근, 유리 등을 사용하고,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는 다시 막대한 양의 건축 폐기물이 발생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전체 산업 폐기물 중 약 45%가 건설 폐기물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재활용되지 못한 채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이러한 구조는 기후변화, 탄소중립, 순환경제 요구가 커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건축 분야에도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는 새로운 접근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제로웨이스트 건축이란 말 그대로 건축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용된 자재는 가능한 한 다시 순환하거나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 차원을 넘어서
실제 설계, 자재 선택, 시공, 해체,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원의 흐름을 통제하고 디자인하는 고난이도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최근 국내 스타트업들 중에서는 이러한 철학을 기술과 창의성으로 구현해
실제로 ‘제로웨이스트 건축’을 실현하고 있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몇 곳의 구체적인 활동과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2025년 기준 가장 주목받는 제로웨이스트 건축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설계부터 쓰레기를 없애는 기술 – ‘모듈 기반 건축’의 진화
제로웨이스트 건축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건축 자재의 표준화, 해체 용이성, 모듈화 구조 등은 모두
건축물의 자원 순환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입니다.이러한 철학을 실현하고 있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중 하나는 ‘모듈로지(Modulogy)’입니다.
모듈로지는 자체 개발한 해체형 모듈 건축 시스템을 통해
건축 후 10년, 20년이 지난 이후에도
모든 자재가 분해되어 재조립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체를 제공합니다.모듈로지의 핵심은 나사, 클립, 탈착형 결합부 등 비접착 방식을 사용한 설계 기술에 있습니다.
기존 건축은 철거 과정에서 대부분 자재가 파손되거나 접착제로 인해 재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모듈로지의 구조는 전체가 블록처럼 분리되어
100%에 가까운 재사용률을 자랑합니다.이 스타트업은 최근 경기도 수원시에 시공된
지속가능 커뮤니티 센터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모든 외벽, 지붕, 내장재를 자사 모듈 제품으로 구현하였으며,
이 건축물은 사용 후 자재를 해체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또한 모듈로지는 자사의 모듈 건축 시스템에 대해
LCA(Life Cycle Assessment, 생애주기평가) 분석을 완료하였고,
기존 콘크리트 기반 건축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8% 절감한 결과를 확보해
국내 ESG 투자사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이러한 방식은 향후 임시건물, 공공시설, 조립식 주택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제로웨이스트 건축의 실현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철거 후 남은 자재를 다시 쓰는 스타트업의 전략
제로웨이스트 건축의 두 번째 실현 방식은
철거 및 해체 후 남겨지는 자재를 수거·분류·가공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신규 자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접근입니다.이러한 흐름의 대표 주자는 ‘서큘러하우스(Circular House)’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이 기업은 철거 현장에서 나오는 건축 자재를 직접 수거하여
가공, 인증, 재판매까지 연결하는 ‘순환 자재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서큘러하우스는 건축 폐자재 중에서도
콘크리트 조각, 유리창, 금속 프레임, 도어, 바닥재 등을 중심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각 자재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출처, 재사용 횟수, 가공 이력, 탄소 저감량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추적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이 회사의 플랫폼은 건축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공 발주처 등에게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자재 선택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30개 건축 프로젝트에서
총 500톤 이상의 재사용 자재가 거래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또한 서큘러하우스는 해체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청년 기술자, 퇴직 기능공, 환경활동가 등이
해체-가공-재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전략은 순환경제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실현하는
‘ESG형 건축 운영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앞으로 공공기관이나 ESG 평가를 중요시하는 기업 건축 프로젝트에서
점차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지속가능성의 확장 – 도시 전체를 순환 건축 생태계로
제로웨이스트 건축은 단일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도시 단위의 건축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어야 지속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도 역시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특히 ‘리시티(Re:City)’라는 도심 재생 스타트업은
‘제로웨이스트 건축’을 도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구조화하는 모델을 추진 중입니다.
이 회사는 폐교, 노후 공공시설, 철거 예정 지역 등을 대상으로
기존 자재를 수거하고 재조립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한 도시 마을 단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리시티는 서울 동작구의 한 노후 초등학교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교실 바닥재, 창틀, 외벽 타일 등을 보존하면서 공간 기능을 새롭게 설계하였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해체 자재의 76%를
해당 지역 커뮤니티센터, 공공 도서관, 어린이집 건축에 다시 사용하였습니다.또한 리시티는 서울시와 협업하여
‘순환건축 자재 공동 보관소’ 및 ‘지역 내 순환설계 매뉴얼’을 개발 중이며,
이는 향후 서울 전역의 재생 건축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이처럼 도시 차원에서 제로웨이스트 건축을 시스템화하려는 스타트업들의 활동은
한 건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도시의 자원 흐름과 건축 문화를 순환 구조로 바꾸는 실질적 시도이며,
궁극적으로 도시의 ESG 지표 향상, 건축 폐기물 감축,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습니다.'건축폐기물리사이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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