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건물, 리모델링만큼 ‘자재 재활용’도 중요합니다
2025년 현재,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및 공공 교육시설에서는
노후화된 건물의 리모델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1980~1990년대에 건축된 학교 건물들은
구조물의 노후화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단열 성능, 실내 공기질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전면적인 개선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모델링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대량의 자재가 철거되고 교체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는 대부분 버려지거나 파쇄, 매립 처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자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 건물은 비교적 정형화된 구조와 안정적인 자재 사용 이력을 갖고 있어,
해체 이후 자재의 품질과 재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학교 리모델링 현장에서 발생한 자재를 회수하고,
이를 새로운 공간 자원으로 재사용한 스타트업 사례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서울시 소재 중학교 리모델링 현장에서 자재를 회수하여
지역 커뮤니티 공간과 공공기관에 재설치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스타트업의 운영 전략과 성공 요인을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 ‘에듀빌드’의 순환 자재 프로젝트
서울 은평구에 본사를 둔 순환건축 스타트업 ‘에듀빌드(EduBuild)’는
2024년 서울시교육청의 중학교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하여,
해체되는 건물에서 나온 책상, 내부 칸막이 목재, 창호, 전등, 수납장 등을 회수한 뒤
이를 지역 공공시설에 재설치하거나 재가공하여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당시 서울 S중학교는 강당과 교실 일부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건축물 일부를 철거했고,
에듀빌드는 사전에 교육청과 협의해
철거 일정 및 자재 상태를 파악하고, 회수 대상 품목을 목록화하였습니다.
현장에서 회수한 자재는 총 3.7톤 규모로,
이 중 약 65%는 재가공 없이 그대로 재사용 가능했고,
나머지는 목공소와 협력해 벤치, 진열장, 이동형 칸막이 등의 제품으로 리디자인되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해당 자재들이 단순히 재사용된 것이 아니라
“학교 자재의 기억을 지역 공간에 이어주는 문화 자원”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강당에 설치돼 있던 무대 조명과 목재 패널은
은평구의 한 작은도서관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제공되어,
“학생들의 추억이 담긴 자재가 새로운 교육 공간에 이어진다”는 의미로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에듀빌드는 이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자재에
간단한 이력 정보(NFC 태그)를 삽입해
건축 시기, 회수 장소, 자재 종류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러한 기술적 요소도 공공기관의 ESG 성과 보고와 시민 참여 콘텐츠로 활용되었습니다.
순환 건축 사전 협의부터 물류, 재가공, 설치까지 통합한 시스템
에듀빌드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한 자재 회수가 아닌,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이 스타트업은 교육청 및 시공사와 철거 전 사전 협의 시스템을 구축해
철거 일정, 자재 목록, 회수 가능 품목, 안전성 여부 등을 사전에 체크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현장 혼선 없이 빠른 회수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둘째로, 회수된 자재는 자체 창고가 아닌
지역 내 유휴 공공창고와 협약을 통해 임시 보관하였으며,
목재류는 지역 목공소와 협력하여 가공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재 보관 비용을 줄이고, 지역 일자리도 함께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셋째, 에듀빌드는 자재 유통 후 활용 현장까지의 설치와 설명판 부착, QR 등록까지 전담하였고,
이는 단순 자재 납품이 아닌 공간 브랜딩을 포함한 서비스로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넷째로, 해당 자재들이 활용된 공공공간에서는
이력이 담긴 디지털 콘텐츠와 시민 참여형 전시 프로그램이 병행되어,
“이 벤치는 ○○학교에서 사용되던 교실 책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라는 식의
감성적 연결이 이루어진 콘텐츠 마케팅 전략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운영 전략은
단순한 ‘재사용’의 영역을 넘어
기획, 회수, 디자인, 유통, 콘텐츠화를 통합한 도시 순환 플랫폼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산업적 의미와 향후 확장 가능성 – 교육시설 자재는 순환경제의 좋은 시작점입니다
학교 건물은 사회적으로도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나온 자재가 단순히 ‘중고품’이 아니라
공공성과 기억, 역사성을 함께 담은 자원으로 활용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순환경제 사례가 됩니다.
에듀빌드와 같은 모델은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학교 리모델링 사업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2025년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25년 이상 된 초·중·고교 1,000여 곳의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매년 수천 톤의 자재가 발생할 예정입니다.
또한 공공조달 측면에서도
재사용 자재 활용 시 조달 가점과 녹색건축 인증 가산점이 적용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젝트는 단순 친환경이 아니라
발주처의 수주 경쟁력 향상 도구로도 기능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학교 외에도
군 부대, 경찰서 등 공공기관 리모델링
지역 문화시설 리노베이션
구청사 재정비 사업
등에서도 유사한 모델이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에듀빌드의 사례는 순환건축 스타트업의 시장 확장 모델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결론적으로, 학교 리모델링에서 발생한 자재를 회수해
다른 공공공간에 다시 쓰는 이 모델은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감수성
지역 경제 연계성
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구조로,
앞으로 순환건축 스타트업이 지향할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실천 사례로 손꼽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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